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핵무기를 없애는 것이 비핵화”라며 “북한이 핵무기를 없애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비핵화 개념을 놓고 논란이 일자, 단순히 ‘핵 동결’을 받아들이는 형태로 북한과 협상을 마무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믿는다고 했는데 무슨 뜻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나 외에는 아무도 이런 이야기(완전한 비핵화)를 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대답했다.
'꼬마 로켓맨→신뢰할 만'… 김정은 치켜세우는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핵 동결 같은) 간단한 합의를 하고서 승리라고 주장하는 건 매우 쉬운 일”이라면서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으며 그들이 핵무기를 제거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한반도와 전 세계를 위한 평화와 화합, 안전의 미래를 추구하고자 김정은 위원장을 곧 만날 것”이라며 “그러나 평화를 추구하는 데 과거 행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며 최대 압박 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는 “그들(북한)이 가능한 한 빨리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들어왔고, 곧 만날 예정”이라며 “전 세계와 북한, 한국, 일본, 프랑스, 그리고 모두를 위해 훌륭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 대해 “정말로 매우 많이 열려 있고, 우리가 보는 모든 점에서 훌륭하다”고 높이 평가해 주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김 위원장을 ‘꼬마 로켓맨’ ‘잔혹한 독재자’ 등으로 부르며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이 ‘주민을 굶겨 죽이고 가족 구성원을 죽였다는 비난을 받는 김 위원장을 칭찬하는 의도가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나는 우리가 북한과 ‘매우 열려 있고 훌륭한 방식’으로 협상하길 희망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어 “지난 25년 동안 사람들(전임 정권들)이 처리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지금은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좋게 평가한 것과 관련, “지난해 ‘리틀 로켓맨’으로 불렀던 것과 비교할 때 크게 달라진 변화로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근 긍정적인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부활절 주말(3월31일~4월1일)에 비밀리에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 등 원하는 대답을 얻은 데 대한 만족감을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