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오는 6월 중순 중립지역에서 열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스위스 제네바와 싱가포르를 후보지로 꼽았다.

WSJ는 핵심 관계자의 말을 인용, “정상회담 후보지를 둘러싼 논의가 한반도를 떠나 더 중립적인 지역으로 옮겨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제적으로 북한에 가장 큰 후원국 역할을 하던 중국과 북한 비핵화를 위해 미국과 공동 입장을 조율해온 일본은 선택지에서 배제됐다”며 “제네바 같은 유럽의 한 장소와 싱가포르 같은 동남아시아의 한 장소가 거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앞서 뉴욕타임스 등은 미 정부가 정상회담 장소로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와 베트남, 유럽에서는 스웨덴과 스위스 등 제3국 몇 곳을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6월 중순에 미·북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6월8~9일 캐나다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뒤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기자들에게 “6월 초나 그 이전에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었다.

WSJ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내정자(CIA 국장)가 3월 말~4월 초 방북했을 때 김 위원장으로부터 미·북 정상회담 논의가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과 병행될 수 있다는 확약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내정자가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미국인 3명의 석방 문제에 우선순위를 뒀고, 김 위원장이 (이들의 석방에 대해) 확언함으로써 조건이 충족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폼페이오 내정자가 미 국무부나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속 직원을 대동하지 않고 방북했고,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는 CIA 한국임무센터(KMC) 직원들이 함께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