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리 "시리아 화학무기 상당량, 학교나 아파트 등에 보관"
"시리아 폭격효과 미미… 딴데서 '인간방패'로 화학무기 보호"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영국·프랑스가 시리아 내 화학무기 관련 핵심 기반시설에 대한 미사일 폭격을 가했으나 애초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로이터통신은 시리아 폭격 과정에 정통한 미 관리 4명을 인용, 시리아 화학무기 핵심 시설에 대한 미국·영국·프랑스의 군사작전이 시리아의 화학공격 역량에 큰 타격을 주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주말 시리아 내 화학무기 기반시설에 대한 폭격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프로그램의 중심부 3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당시 미 정부의 이런 발표는 아사드 정권의 화학공격 역량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미국·영국·프랑스의 폭격 목표 중에서도 특히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의 바르자 연구개발센터는 미 정보당국이 시리아 화학무기 연구의 본산으로 꼽는 곳이다.

미 정보당국은 시리아 정권이 이곳에서 생화학전 기술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고 생화학 무기를 제조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미 관리들이 입수한 정보를 분석한 결과 아사드 정권이 보유한 화학무기와 화학무기 원료 물질은 실제로는 타격 표적이 됐던 3개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 몇 곳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 관료와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일부는 학교나 일반 아파트 건물 등에 보관되고 있다며 시리아 정권이 "인간방패"를 동원해 화학무기를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시리아 폭격 작전을 감행하기 수 시간 전 의회에 출석해 폭격 작전계획 수립 과정에서 최우선 순위는 민간인의 희생을 최소화하는 것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폭격 효과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는 주장에 대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번 군사작전이 민간인의 희생은 최소화하면서 시리아 정권에 책임을 묻고 (화학공격) 역량을 떨어뜨리고 장차 있을지 모르는 화학공격을 저지하려는 목적이었다고 답했다.

미 관리들은 평가 결과 시리아 당국이 보유한 상당량의 화학무기가 실제로는 다른 곳에 저장돼 있었으며 시리아의 화학무기 프로그램이 정교한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아사드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는 충분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군의 미사일 폭격 준비 과정에 대해 아는 미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나 이란이 폭격 대상으로 고려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과 다른 미 관료들은 시리아 폭격을 준비하면서 민간인 희생을 피하는 것뿐 아니라 러시아·이란 정부의 보복을 불러올 만한 일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미국·영국·프랑스의 폭격 대상에 아사드 정권의 재래전력 기반시설이나 향후 화학공격에 이용될 수 있는 전투기는 포함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