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적 자존심걸고 美와 무역전쟁서 굴복못한다는 주장
"美 국적은 관광지 요금 25% 더 내라" 가짜 통지문도 나와
中 인터넷에 문혁시대 반미 구호 등장…애국주의 정서 팽배
미국과의 무역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 인터넷에 문화대혁명 시기의 반미 구호가 다시 등장하며 애국주의 정서가 팽배해지고 있다.

미국과 서로 '관세폭탄'을 주고받은 뒤 지난 이틀간 웨이보(微博), 웨이신(微信)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끝까지 맞서겠다'는 내용의 포스트가 가장 인기있는 그래픽 사진으로 떠올랐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

만리장성을 배경으로 '원한다면 미국과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는 의미의 '끝까지 모셔다 드리겠다'(奉陪到底)는 글을 새겨넣은 포스터다.

관영 인민망도 '더 크게 놀고 싶다는 것인가.

누가 누구를 무서워하느냐'는 제목의 평론에서 "미중 무역분쟁의 본격화로 중국 민심의 충만한 민족주의 정서가 또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전했다.

인민망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천억 달러 관세 추가 지시를 심리전의 하나로 보면서 "중국은 매우 단결해 있다.

인터넷에서도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적개심을 불태우고 있고 중국 정부의 반격 조치를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중국 인터넷에서는 민족주의적 자존심을 내세워 미국의 무역전쟁에 절대 굴복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중국 정부의 발언에 열렬히 호응해 "무역전쟁을 바라지는 않지만 절대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만약 미국이 계속 한다면 중국도 끝까지 맞서겠다"는 논평을 네티즌들도 그대로 똑같이 되풀이하고 있다.

반미 정서를 부추기는 가짜 뉴스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후난(湖南)성 헝산(衡山) 관광지 매표소에 붙어있는 가짜 통지문 합성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통지문은 중문과 영문으로 '미국 국적의 관광객이 티켓을 구매할 때 반드시 25% 관세를 더 내야 한다.

번거롭지만 양해바란다.

불편한 점이 있으면 미국 대사관에 물어달라'고 내용이었다.

중국 당국은 이런 통지문을 붙인 적이 없다며 거짓이라고 확인한 다음 정식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혁 시대까지 거슬러올라간 반미 구호가 등장하는 점도 두드러진다.

사실 '누가 누구를 두려워하겠느냐'는 말은 마오쩌둥(毛澤東) 어록에서 발췌한 혁명가요 '동풍이 분다.

북을 울려라'(東風吹, 戰鼓뢰<손수변雷>)의 가사에서 나왔다.

이와 관련, 5일 청명절(淸明節)을 맞아 문혁 시기 4인방의 우두머리로 마오쩌둥의 부인이었던 장칭(江靑·1914∼1991)에 대한 헌화, 참배 활동이 진행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 중문판이 전했다.

베이징 푸톈(福田) 공동묘지 안 가림막이 쳐졌던 장칭 묘소 앞 묘비도 일반인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공개됐다.

장칭은 문혁에 대한 '마오쩌둥의 극좌적 오류'라는 공식 평가와 함께 중국 사회에서는 줄곧 외면의 대상이었다.

장칭은 1976년 마오쩌둥 사후 4인방의 우두머리로 체포돼 1981년 사형 판결을 받았으며 이후 무기징역형으로 완화된 뒤 1991년 5월 외부 치료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중국 사회에 퇴행적인 좌경화가 진행 중이라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 통치가 강화되며 이념적으로 좌파 세력이 득세하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고 진단했다.
中 인터넷에 문혁시대 반미 구호 등장…애국주의 정서 팽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