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韓 국회… 프랑스는 의원 30% 줄인다
프랑스 정부가 4일(현지시간) 상·하원 의원 정원 30% 축소, 선출직 공무원 3연임 금지, 하원에 비례대표 도입, 예산안 표결 시한 단축을 핵심으로 하는 정치개혁 법안을 발표했다. 정책 결정 속도를 높이고 정치권의 기득권을 깨기 위한 조치다. 경쟁력 회복을 위한 노동개혁과 공공개혁에 이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프랑스 개혁 3탄’이다.

개혁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프랑스 하원 의원은 577명에서 404명으로, 상원 의원은 348명에서 244명으로 준다. 차기 총선(2022년)부터는 하원의 15%가 비례대표로 선출된다. 현재는 모두 지역구에서 뽑힌다. 인구 9000명 이하 지방자치단체장을 제외한 선출직 공무원은 3연임이 금지되며 예산안 표결 시한은 70일에서 50일로 줄어든다.
< 국회는 오늘도 쉽니다 > 4월 임시국회가 문을 열었지만 5일 국회 본회의장은 텅 비어 있다. 개회 나흘째인 이날까지 여야는 헌법개정안, 추가경정예산안, 방송법 등과 관련한 전방위 충돌로 의사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 국회는 오늘도 쉽니다 > 4월 임시국회가 문을 열었지만 5일 국회 본회의장은 텅 비어 있다. 개회 나흘째인 이날까지 여야는 헌법개정안, 추가경정예산안, 방송법 등과 관련한 전방위 충돌로 의사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후 프랑스 정치가 비효율적인 데다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도 이날 “(개혁안은) 의회의 효율성, 대표성,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정치개혁은 한국과 대비된다. 한국 정치는 대표적인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국민의 외면을 받고 있지만 개혁의 무풍지대로 남아 있다. “일하지 않고 놀면서 수당만 타간다”는 비판이 되풀이되고 있다.

국회는 지금도 개점휴업 상태다. 4월 임시국회가 지난 2일 문을 열었지만 5일까지 의사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논의하기 위한 공청회까지 취소되면서 민생법안 처리는 사실상 방치돼 있다. 국회는 지난 3월에도 임시국회를 소집해놓고 딱 하루 형식적인 본회의만 한 뒤 문을 닫았다.

주용석/김형호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