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한 경제 전문가들이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문제점을 극복할 ‘대안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데 참여했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스위스에 기반을 둔 비영리재단 사가는 이날 재단과 같은 이름의 가상화폐 ‘사가’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사가재단에는 세계 경제계의 저명인사들이 주요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제이컵 프렌켈 JP모간체이스인터내셔널 회장 겸 전 이스라엘은행 총재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마이런 숄즈, 뉴욕증시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를 공동 창안한 댄 갈라이 등이 재단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대안 가상화폐 사가를 발행하기로 한 것은 가상화폐 대표 격인 비트코인에 대한 각계의 우려 때문이다. 세계 금융권과 정치권에서는 그간 비트코인의 익명성이 돈세탁 등 범죄에 악용되고 극심한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과도한 투기를 몰고 온다는 비판이 팽배했다.

재단은 감독당국과 금융회사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사가 운영 시스템에 여러 안전장치를 도입할 계획이다. 사가 이용자들에게 반드시 돈세탁 방지를 위한 점검 절차를 통과하도록 요구하고, 정부당국이 요청할 때 사가 보유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재단은 사가를 어음, 수표 등 시중은행의 신용화폐 준비금에 연동해 지나친 가격 변동도 방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자신이 보유한 사가를 은행에서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아이도 사데 만 사가재단 설립자 겸 이사장은 “사가의 발행 목적은 어떤 국가의 통화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적인 국제통화가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가격 변동성으로부터 안전한 거처를 찾고 있는 가상화폐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설 기자 solidarit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