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경질에 반발 불만섞인 성명 발표했다가 동반 파면
국무부 차관이상 고위직·북핵담판 앞두고 대북라인 '공백'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경질에 우회적으로 반발한 스티브 골드스타인 공공외교·공공정책 담당 차관이 파면됐다.

AP통신 등 외신은 13일(현지시간) 복수의 정부 인사를 인용해 골드스타인 차관이 틸러슨 장관의 경질과 관련한 성명을 발표한 직후 해임을 통보받았다고 보도했다.

골드스타인 차관은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틸러슨 장관 경질을 발표하자, 틸러슨 장관은 경질 이유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내용의 불만 섞인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성명에서 "국가 안보에서 매우 중요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틸러슨 장관은 잔류 의지가 확고했다"며 "틸러슨 장관은 대통령과 대화하지 않았으며 경질 이유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장관에게 아무런 설명 없이 해임했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존 켈리 비서실장을 통해 아프리카를 순방 중이던 틸러슨 장관에게 경질 소식을 통보했다는 백악관의 설명과는 다른 것이다.

골드스타인 차관은 해임통보를 받은 뒤 "제 일생의 영광이었으며 이런 기회를 준 대통령과 국무장관에게 감사한다"며 "나는 좀 쉬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골드스타인 차관은 3개월이라는 초단임 차관으로 기록됐다.

외교 수장과 최고위 외교관이 동시에 물러나게 되면서 미 정부의 외교 공백 사태는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두 사람이 동반 퇴진으로 국무부 내 차관 이상 고위직은 '2인자' 존 설리번 부장관과 톰 새넌 정무차관만 남게 됐다.

그러나 국무부 서열 3위인 새넌 정무차관은 이미 지난달 개인적인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으며, 후임자가 지명될 때까지만 근무하기로 한 상황이다.

특히 북핵 담판을 앞두고 동아태 차관보와 대북정책특별대사, 주한 미 대사 등 대북라인의 공백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