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톈그룹 샤오젠화 회장, 자산 매각해 대출 상환키로
시진핑이 칼 겨눈 중국 재벌, 자산 25조원 팔아치운다
중국 정부가 방만 경영의 대표적 사례 중 하나로 지목한 밍톈(明天) 그룹이 대규모 자산 매각에 나선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밍톈그룹 샤오젠화(肖建華) 회장은 복잡한 지분 거래를 통해 홍콩·상하이·선전 거래소에 상장한 100여 개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 중국 재계의 거물로, 그 배경에는 태자당(太子黨·혁명원로 자제 그룹)이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샤오 회장은 지난해 1월 27일 휠체어를 타고 머리가 가려진 채 정체불명의 남자들에 의해 홍콩 호텔에서 모처로 옮겨졌다.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뇌물·돈세탁·불법 대출 등으로 수사받고 있다는 소문만 돌았다.

이후 중국 당국은 밍톈에 자산 매각 압력을 넣었고, 밍톈은 지난해 11월 화샤(華夏)생명 지분 25%를 310억 위안(약 5조2천억원)에, 올해 1월에는 헝토우(恒投)증권 지분 29%를 90억 위안(약 1조5천억원)에 팔았다.

샤오 회장이 이번에 매각하려는 자산의 규모는 1천500억 위안(약 25조원)에 달하며, 매각 대금은 은행 대출 상환에 쓰일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저리 대출을 활용해 거침없는 기업 확장에 나선 안방(安邦)보험, 완다(萬達), HNA(하이항·海航), 푸싱(復星), 센추리(世紀金源), 화신(華信)에너지 등을 과다 부채와 외화유출을 일으키는 '회색 코뿔소'로 지목하고 돈줄을 죄고 있다.

부동산 재벌인 완다 그룹의 왕젠린(王健林) 회장과 HNA 그룹의 천펑(陳峰) 회장도 당국의 압력으로 대규모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

안방보험의 경우 중국 정부가 아예 경영권을 인수했다.

수백만의 투자자들에게 고위험 단기 보험 상품을 팔아 자금을 마련한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은 '사기성 자금 조달' 혐의로 기소돼 최고 종신형에 처할 전망이다.

화신에너지의 예젠밍(葉簡明) 회장도 당국 조사를 받고 있으며, 상하이시가 당분간 경영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SCMP는 "지난해부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들 방만한 경영을 한 재벌이 금융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이들 재벌의 개혁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