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연정안이 사회민주당 당원 투표를 통과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작년 9월 총선을 치른 이후 5개월여간 이어진 정치적 혼란을 매듭짓고 이달 중순 집권 4기 체제를 출범시킨다.

사민당은 4일(현지시간) 전 당원 투표를 통해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의 대연정 합의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재무장관에 내정된 올라프 숄츠 사민당 임시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이제 사민당은 명확히 차기 정부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이번 투표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사민당 당원 46만3000명을 대상으로 우편투표를 통해 치러졌다. 대연정 찬성률은 66%에 달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9월24일 총선에서 승리해 4연임의 길을 열었다. 그러나 기민·기사-자유민주-녹색당 연정 협상이 실패하면서 새 정부를 구성하지 못했다. 총선 직후 제1야당을 선언한 사민당을 상대로 압박과 구애를 펼친 끝에 대연정 협상 참여를 이끌어냈다.

메르켈 총리는 조만간 내각 각료 인선을 발표하고, 이달 중순께 연방하원에서 투표를 통해 총리로 선출될 전망이다. 대연정 협상에서 기민당이 맡기로 한 6개 장관직 인선은 이미 마무리해놨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이 대연정에 나서면서 유럽의 최대 정치 불안정은 가시게 됐다. 다만 메르켈 총리가 강한 지도력을 계속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