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대 석유기업 중 하나인 화신에너지(CEFC)의 예젠밍 회장이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경제매체 차이신이 지난 1일 보도했다.

범죄 혐의로 기소되고 경영권까지 빼앗긴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회장에 이어 중국 정부가 대기업 오너 손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방보험의 실소유주이거나 창업 동업자라는 소문이 돌았던 천샤오루의 사망도 중국 재계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CEFC는 2014년 미국 경제매체 포천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 진입하며 관심을 모은 기업이다. 석유사업을 포함해 체코, 독일 등 세계 각국 기업에 활발히 투자해왔다. 예 회장이 이끄는 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은 2630억위안(약 44조74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9월에는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의 지분 14%를 91억달러(약 9조8400억원)에 매입하기로 합의했다.

예 회장에 대한 조사 소식이 알려지자 2일 홍콩, 선전, 싱가포르 증시에선 관련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한 시간 만에 40억위안 넘게 줄었다가 일부 회복됐다.

예 회장 조사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기소된 패트릭 호 전 홍콩 민정사무국장(장관급)의 돈세탁 혐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 전 국장은 당시 아프리카 석유 채굴권 확보에 나선 CEFC를 대리해 차드와 우간다 고위급 인사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권력과 긴밀하게 연결됐다고 생각했던 대기업 오너들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혁명공신 2세 그룹인 태자당의 천샤오루는 지난달 28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천샤오루는 생전 안방보험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부인했지만 안방보험 이사 중 한 명이었다. 일각에선 그의 사망이 우 회장과 안방보험의 앞날에 영향을 줄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