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한국이 한때 좋은 일자리를 창출했던 우리 산업을 파괴하며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 세탁기를 수출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측은 덤핑 사실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로이터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수입 세탁기와 철강·알루미늄·태양광패널,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행위 등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2일까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 수출하는 가정용 대형 세탁기에 어떤 수입규제 조치를 내릴지를 결정하게 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연간 120만 대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 3년간 5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권고했다.

송대현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본부장은 “우리는 프리미엄 (세탁기) 제품을 만들고 있어 덤핑할 여지가 없고 실제로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매우 광범위한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규모 벌금을 물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보좌관은 “중국이 미국 기업에 중국에서 사업하는 대가로 지식재산권을 넘길 것을 요구하는 관행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외국 투자자의 기술 이전을 강제할 어떤 법률도 갖고 있지 않다”며 “기업 협력 과정에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정부의 관여는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수입제한 조치가 무역전쟁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된다면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고재연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