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민은행은 2015년 10월 이후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예금 기준금리를 동결해 왔다.

8일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지민(紀敏) 인민은행 연구국 금융시장담당 부국장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산업제품 가격이 올랐고, 기업 수익성도 전년보다 좋아졌다”며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금리를 올릴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금리를 조정하기 전에 물가상승률과 환율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 부국장이 언급했듯 중국의 경제지표는 예상외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산업생산은 전년보다 6.5%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2010년 15.7%에 달하던 산업생산 증가율이 2016년 6.0%로 빠르게 둔화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6.5% 증가는 기대 이상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작년 11월까지 제조업체들의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9% 늘었다.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이날 인민은행이 고시한 위안화 기준환율은 달러당 6.4832위안으로 작년 5월3일(6.4565위안) 이후 가장 낮았다. 기준환율이 낮아졌다는 건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상승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경제 상황이 안정적인 점을 고려할 때 인민은행이 자산 가격 거품과 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용인할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인민은행은 미국이 지난달 13일 기준금리를 올렸을 때도 기준금리는 손대지 않고 공개시장 조작을 위해 사용하는 역(逆)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인상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향후 3년 동안 최우선 과제로 부채 축소를 제시한 데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6.5%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올해 상반기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인민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