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내년 여성 운전과 더불어 상업 영화 상영도 허용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내년 3월부터 상업 영화관 운영을 허용한다고 11일 발표했다.

사우디에서 영화관 영업을 금지한 지 35년 만이다. 1980년대 초반 사우디 강경 보수파는 여성의 히잡 착용을 강제하고, 영화 상영도 금지했다. 그들은 미국·유럽 등 서구는 물론 이집트 레바논 등 아랍 국가의 영화도 이슬람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것으로 간주했다. 영화관도 폐쇄했다. 중동·이슬람권에서 영화관 운영을 금지하는 국가는 사우디가 유일하다.

사우디는 실세 왕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주도로 내년 6월부터 여성 운전을 허용하는 등 온건 이슬람 노선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번 영화관 허용도 빈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개혁의 일환이다. 빈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경제·사회 개혁안인 ‘비전 2030’에 따르면 2030년까지 사우디에 영화관 300곳을 개관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관련 일자리 3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사우디 정부는 영화관 개관으로 900억리얄(약 26조원)의 경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산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