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9일 오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북핵 문제와 양자 무역 불균형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협력 방안을 조율할 전망이며, 특히 지난 4월 마라라고 정상회담보다 진전된 북핵 관련 합의를 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당시 정상회담에서 공동 기자회견도 못 하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을 통해 양국 정상이 북핵 프로그램 억제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는 원론적 입장만 확인하는 데 그친 바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대북 제재의 충실한 이행과 더불어 무역 등의 분야에서 북한에 대해 좀 더 고삐를 조이라고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최근 중국중앙(CC)TV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제안한 '쌍중단'(雙中斷,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으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하고 현재로썬 대북 제재가 최선책이라는 입장을 확인했다.

시 주석은 그러나, 중국이 대북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국의 대북 해법인 쌍중단과 함께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미국의 독자 제재에 반대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 입장도 재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양국 정상이 내놓을 절충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자 무역 불균형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이 대규모 경제협력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풀기로 함에 따라 예상외로 큰 마찰 없이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에 이어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만나 무역 불균형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 측은 양국 간 교역 증대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함과 동시에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미국산 첨단 제품 수입을 허가해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밖에 시 주석은 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1인 독주 체제'를 굳힌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국과 동등함을 인정하는 신형 대국 관계를 내세우면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미국에 재천명하도록 요청할 거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정상회담 결과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예정이며 저녁에는 인민대회당에서 칵테일 리셉션과 환영 만찬 등을 통해 상호 우의를 다질 계획이다.

이어 10일에는 중국에서 별도 일정 없이 곧바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베트남으로 떠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