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이 앞다퉈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 에너지 공급원이 화석연료에서 재생가능에너지로 바뀌는 과정에서 LNG가 중간자 역할을 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로 인한 석유 수요 감소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로열더치셸은 호주 북서부 브룸에서 475㎞ 떨어진 프렐류드 가스전에서 140억달러(약 15조78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길이 488m짜리 부유식 생산설비로 연간 360만t의 LNG를 생산한다. 미국 셰브론도 호주 휘트스톤 가스전에서 대규모 사업에 착수했으며 엑슨모빌,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토탈 등도 대규모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2021년까지 잡힌 BP의 신규 프로젝트 16개 중 12개가 LNG 개발 관련이다.

업계에선 2021년 세계 LNG 공급량이 2014년에 비해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P는 보고서에서 2030년께 LNG가 석탄을 제치고 2위 에너지공급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1970년대 초반 에너지원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던 석유에 대한 의존도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30~40년 뒤에는 LNG가 석유를 넘어 1위를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

LNG는 석유·석탄보다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에너지로 인식된다. 마틴 웨츨라 셸 가스사업부문 대표는 “장기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가 대세를 차지하겠지만 풍력과 태양 발전이 어려울 때에도 안정적인 발전 자원이 필요하다”며 “천연가스가 그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스 공급이 급격하게 늘면 가격 균형이 깨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또 재생 에너지 공급이 안정화 단계에 이른 유럽에선 가스 수요가 생각보다 늘지 않을 수도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