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총리관저에서 손을 잡으며 인사하고 있다. 베를린AF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총리관저에서 손을 잡으며 인사하고 있다. 베를린AF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에마뉘엘 마크롱 신임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강력한 유로존 체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면 유럽연합(EU) 조약을 개정하기로 합의했다. 조약 개정에 부정적이던 메르켈 총리가 마크롱 대통령이 주장하는 EU 개혁에 대한 논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관례대로 취임 하루 뒤인 1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을 찾아 메르켈 총리와 회동했다. 만찬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메르켈 총리는 “조약 개정의 이유와 목적을 분명히 말할 수 있다면 독일은 조약 개정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은 유럽이 잘 돼야만 잘 된다. 그리고 강한 프랑스가 있어야만 유럽이 잘 된다”며 프랑스의 협력을 요청했다. 메르켈 총리가 원론적이나마 EU 조약 개정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EU 조약 개정은 프랑스의 터부(금기사항)였지만, 더는 그렇지 않다”며 “결단코 우리에게 터부는 없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또 관료주의 타파, 사회 안전 등 EU 개혁을 앞당기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양국 간 난민 이동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다만 유로존 각국이 공동으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유로본드’ 도입에는 “각국 책임이 불명확해진다”며 반대했다.

양국 정상은 프랑스 총선이 끝나는 오는 7월 양국 합동 각의를 열어 이날 거론된 정책의 세부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