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워싱턴DC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자신이 서명한 규제개혁 행정명령서를 펼쳐보이고 있다. 이번 행정명령은 한 건의 규제를 도입할 때마다 두 건의 규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워싱턴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워싱턴DC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자신이 서명한 규제개혁 행정명령서를 펼쳐보이고 있다. 이번 행정명령은 한 건의 규제를 도입할 때마다 두 건의 규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워싱턴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존 무역협정의 전면 재검토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그러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미국 메릴랜드주(州) 게일랜드 내셔널하버에서 열린 보수주의연맹(ACU) 연차총회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이 같은 입장을 확인했다. 그는 “미국은 나쁜 무역협정들 때문에 완전히 파괴됐다”며 “나는 대선 공약을 지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했고 이제 우리는 경제 자유를 지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앞으로 1 대 1로 양자협정을 맺을 것이고 그런 뒤 그들(협정 당사자)이 잘못 행동하면 그 협정을 폐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정 폐기 후 무역국이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면 그때 더 미국에 유리한 협정을 맺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국 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사상 최악의 무역협정 중 하나’라고 비판하며 “재앙과 같은 엉망진창인 이런 협정은 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 고장 나서 우리를 당혹스럽게 하는 좋지 않은 무역협정을 고칠 것”이라며 “누가 이런 무역협정을 협상했는지 아느냐? 그들 중에는 선거 때 기부한 사람도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글로벌 국가와 글로벌 통화, 글로벌 국기와 같은 그런 건 없다”며 “나는 지구를 대표하는 게 아니라 여러분의 국가(미국)를 대표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미국 근로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 노선을 견지해나가겠다는 선언이다.

그는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과 관련, “장벽 건설은 일정을 앞당겨 곧 시작될 것”이라며 “미국의 남쪽 국경을 지키기 위한 신속하고 강력한 행동을 취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관세국경보호국(CBP)이 장벽 건설사업을 다음달 초 발주한다고 보도했다. 첫 입찰 절차는 3월6일 시작돼 4월 중순께 입찰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