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이 김정남 피살 소식을 전하고 있다. (자료 = TV조선 화면 캡처)
TV조선이 김정남 피살 소식을 전하고 있다. (자료 = TV조선 화면 캡처)
말레이시아 당국이 15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피살된 북한 김정남(46)의 시신을 부검해 사인 규명에 나선다.

영국 BBC 방송은 말레이시아 총리실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김정남의 시신이 안치된 푸트라자야 종합병원에서 시신 부검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김정남이 어떻게 공항 내에서 피살됐는 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피살에 대해선 여러가지 추론이 제기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 온라인 매체 더스타(The Star) 보도에 따르면 셀랑고르주 범죄 조사국의 파드질 아흐마트 부국장은 김정남이 항공편을 기다리다가 피습됐다고 밝혔다. 김정남이 13일 오전 9시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KLIA2)에서 한 시간 뒤에 탑승할 마카오행(行) 항공편을 기다리던 상황에서 여성 2명에게 피습됐다는 것.

출국을 위해 키오스크(셀프체크인 기기)를 사용하던 김정남에게 여성 2명이 뒤에서 잡고 얼굴에 액체를 뿌렸다고 한다. 현지 매체 더스타는 독액 스프레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현지 뉴스통신 베르나마는 같은 소스인 하흐마트 부국장의 설명을 인용해 "김정은인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한 여성이 뒤에서 다가왔고 그의 얼굴을 액체가 묻은 옷으로 감쌌다"고 했다.

독극물 공격을 받은 김정남은 도움을 청해 공항 내 치료소로 옮겨졌다. 치료소에서 상태가 위중하다는 판단으로 푸트라자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송 중 숨을 거뒀다.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김정남의 사인 만큼이나 살해 동기나 살해범의 신원도 불분명한 상태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에게 스프레이를 쏜 여성들을 추적 중이나 이들의 신원 및 이후 행적은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당 여성들이 범죄 후 곧바로 출국했을 가능성도 있어 사건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치명적 독성 물질을 이용한 살해 수법 등을 고려할 때 신원미상의 여성이 북한 공작원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부검을 앞두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이 김정남 시신 인도를 요구하고 나서 부검을 놓고 국가 간 마찰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셀랑고르주 범죄 조사국의 파드질 아흐마트 부국장은 "북한 대사관으로부터 시신을 인도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시신을 인도하기 전에 먼저 부검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