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트럼프 트위터
출처 = 트럼프 트위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국 방문 중이던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5시간에 걸쳐 가진 '골프 외교'가 여전히 화제가 되고 있다.

두 사람의 골프 회동은 이달초 일본 언론의 보도로 알려지면서 일찌감치 관심을 끌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명한 골프광인데다, 아베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덜하지만 주말이나 휴가 등 틈나는대로 골프를 즐기는 애호가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아베 총리가 당선자 신분이던 트럼프와 회동한 뒤 선물로 골프 드라이버를 선물했고, 트럼프도 아베에게 골프 의류를 건네는 등 일찌감치 두 사람은 '골프'로 하나가 된 셈이었다.

두 사람의 골프 애호는 실제로 동반 라운딩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지난 1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트럼프의 별장이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로 이동했다.

두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함께 타고 이동하는 등 친밀함을 한껏 과시했다.

두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의 호화 별장인 팜비치 마라라고에서 부부동반으로 만찬도 함께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와의 골프 라운딩은 출발부터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전용기에 이어 이날은 자신의 전용차 비스트에 아베 총리와 함께 타고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30㎞ 떨어진 교외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 주피터로 이동했다.

오전 18홀 라운딩에는 한때 골프 세계 랭킹 1위를 기록했던 어니 엘스가 동반했다.

'트위터 대통령' 트럼프는 자신과 아베 총리가 잔디 위에서 '하이파이브'를 하는 장면을 올리고 "아베 신조 총리를 미국에 초청해 최고의 시간을 갖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점심식사를 한 뒤 인근 골프장으로 옮겨 9홀을 더 도는 등 총 27홀을 함께했다.

일본 총리가 미국 대통령과 골프를 함께한 것은 1957년 아베 총리의 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와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 이래 60년만이다.

당시 기시 총리는 워싱턴 교외에서 아이젠하워와 골프를 하며 양국이 대등한 관계를 구축하자는 '미일 신시대'를 제창했다.

이는 추후 미일 안보조약 개정의 계기가 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골프 회동도 양국간 안보 분야의 굳건한 동맹을 확인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두 사람은 골프 라운딩 후 부부동반 만찬을 함께 하는 동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이뤄졌고, 아베 총리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을 규탄했다.

아베 옆에 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위대한 동맹국인 일본과 100% 함께 할 것"이라고 아베 총리에 힘을 실어줬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