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지산 인근이 에너지 저장 기술의 메카로 거듭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후지산이 있는 야마나시현은 파나소닉, 도레이 등 일본 전자업체를 유치해 에너지 저장 기술 관련 실리콘밸리로 조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야마나시현은 저장장치 개발 업체들이 특정 조건에서 테스트를 할 수 있도록 1㎿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2012년 건설했다. 관련 기업은 연료전지, 플라이휠 같은 에너지 저장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플라이휠은 남은 전기에너지를 기계적 회전운동 에너지로 바꿔 저장한 뒤 필요할 때 전기에너지로 재생해 꺼내 쓰는 장치다. 일본 철도종합기술연구소 등은 야마나시현에서 세계 최대 플라이휠 축전 시스템 실증실험을 하고 있다.

고베제강 계열사인 신코환경솔루션은 태양광 패널과 소수력발전기를 전원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한다. 파나소닉은 이 수소를 연료전지로 보내 전기를 공급한다. 일본은 2009년 가정용 연료전지를 상용화한 이후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도레이와 도쿄전력홀딩스 등도 태양광발전 전기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시스템의 타당성을 연구하고 있다.

야마나시현은 에너지 저장장치 개발 관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도 유치했다. 블룸버그 신에너지파이낸셜에 따르면 일본의 에너지 저장 시장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 일본은 에너지 저장량을 올해 847㎿에서 2024년 7440㎿까지 늘릴 계획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