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농가가 거둔 호프(맥주 원료) 매출이 지난해보다 44% 증가해 연간 최대인 5억달러(약 6000억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호프 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31% 오른 5.7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호프 재배 면적은 작년에 비해 17% 늘었고, 생산량도 11% 증가한 8700만파운드였다.

맛과 향 측면에서 호프로 만든 수제 맥주(craft beer)의 질이 우수해 수요가 급증하면서 매출이 늘었다고 FT는 전했다. 수제 맥주(craft beer)는 원료인 호프를 투입해 소규모 양조업체가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드는 맥주로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동부에서 수제맥주의 맥주 시장점유율은 매출액 기준 절반에 이른다. 수제 맥주에 들어가는 호프량은 라거맥주에 소요되는 평균 호프량보다 4~10배 많다. 수제 맥주의 인기가 호프량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최대 호프 생산지인 미국과 독일에서 가뭄이 들면서 가격이 올랐다는 점도 매출 증가의 원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수제 맥주와 호프 매출이 고점을 찍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호프 생산량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수요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어서다. 이달 첫째 주까지 4주 동안 수제 맥주 매출은 월 평균 0.4% 증가해 올해 초 월 평균 3~4% 늘어난 데 비해 증가폭이 줄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