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장관 물건너가자 참여 포기 "롬니 국무장관 안돼…볼턴이 훌륭"
"외부에서 좋은 역할"…초강경 기질·외국정부 로비 논란 등 부담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결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정부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론이 났다.

트럼프 대통령 만들기의 1등 공신으로 꼽히며 한때 내각 간판격인 국무장관 1순위로 거론됐으나 자질 시비와 외국 정부 및 기업을 위해 일했던 전력, 고액 강연 논란 등이 겹치며 꿈을 접게 됐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9일(현지시간) 정권 인수위의 발표 직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무장관을 비롯한 내각의 어떤 자리에도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내각에서 일하고 싶었던 내 열망은 굉장했다"며 "그러나 솔직히 다른 자리들에는 관심 없다.

국무장관이 내가 정말 관심을 가졌던 유일한 자리"라고 말했다.

또 "나는 외부에서 더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트럼프 당선인의 친한 친구와 조언자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그는 지난달 29일 포기 의사를 밝혔지만, 이날에서야 이러한 의사가 수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그는 국무장관 경쟁자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국무장관이 돼서는 안 된다는 뜻을 강력히 밝혔다.

그는 대선 기간 "도널드 트럼프에 관한 밋의 발언은 선을 넘었다"며 "당선인의 결정을 지지한다.

그러나 밋이 조금 너무 나갔으며 나는 그를 내각의 후보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나의 조언"이라고 강조했다.

또 존 볼턴 전 유엔대사를 자신이 지지하는 국무장관 후보라면서 "존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10일 트위터에서 "루디는 내각 몇몇 자리의 뛰어난 후보였다"며 "그러나 민간 영역에 남겠다는 입장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대선 기간 '음담패설 녹음파일' 등 주요 고비 때마다 트럼프 당선인을 지켜 온 1등 공신이다.

애초 법무장관 물망에 올랐으나 본인이 법무장관 대신 국무장관을 강력히 희망했다.

그러나 국무장관 인준 청문회를 주도할 상원 외교위 소속 랜드 폴(공화·켄터키) 의원이 강력히 반대했다.

그의 초강성 기질이 미국 최고의 외교관에 걸맞지 않은 데다 각종 논란 탓에 상원 인준 청문회의 문턱을 넘기가 만만치 않다는 공화당 내부의 평가도 점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