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서 활발한 환경보호 활동…파리기후협정 거론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환경정책에 반대해온 인사를 '환경수장'에 임명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환경론자인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만나 의견을 들었다.

AP통신은 환경보호주의자로 활발히 활동 중인 미국 할리우드 스타 디캐프리오가 7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 친환경 일자리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디캐프리오는 이날 그가 설립한 환경재단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재단'의 테리 타미넌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뉴욕 트럼프타워에서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장녀 이방카, 고문들에게 재생가능·청정 에너지가 어떻게 수백만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타미넌은 AP에 약 90분간 이뤄진 이날 만남에서 "지속가능한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투자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미국에 중요한 경제 부흥을 어떻게 가져올 것인가"에 대해 소개했으며, "청정, 재생가능 에너지 세대에 건설과 상업, 주택 부문에서 수백만의 안전한 일자리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디캐프리오는 최근 직접 제작, 출연한 기후변화에 대한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 '홍수가 일어나기 전에(Before the Flood)'의 복사본을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전에서 기후변화는 '거짓말'이라는 주장을 반복했던 트럼프 당선인은 해당 다큐멘터리를 꼭 보겠다고 약속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은 전했다.

타미넌은 이번 만남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그들의 설명에 수용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다음 달 다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디캐프리오가 유엔에서 활발한 환경보호 활동을 펴온 만큼 이 면담에서 파리기후변화협정의 필요성을 주장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자신이 당선된다면 이 협정을 폐기하겠다고 공약했다.

당선 후 이 협정 폐기 위협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며 재고를 시사했지만, 오바마 행정부의 각종 환경규제를 비판해온 스콧 프루이트(48) 오클라호마 주(州) 법무장관을 환경보호청(EPA) 청장에 낙점한 것으로 미뤄 부정적인 시각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디캐프리오는 2014년 유엔 기후변화 대표로 임명됐고, 그해 9월 유엔기후정상회의에서 개막연설을 했다.

지난 4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파리기후변화협정 서명식에서도 연설하는 등 유엔의 환경정책을 강력히 옹호해왔다는 점에서 트럼프와의 만남이 시선을 끌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