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부문 투자를 독려해오던 중국 정부가 친환경 에너지인 풍력, 태양광발전소 건설 속도를 늦추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너지 수요가 정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적합한 배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중국 정부가 태양광과 풍력발전소 건설 목표치를 낮춰잡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반면 석탄을 연료로 한 발전량은 종전보다 20% 늘리기로 했다.

중국 정부가 에너지정책과 관련해 새로 내놓은 5개년 계획에 따르면 2020년까지 110기가와트(GW)에 달하는 태양광발전 설비를 세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전의 목표치인 150GW에서 40GW 줄었다. 풍력발전 역시 기존의 250GW에서 210GW로 낮췄다.

중국은 그동안 세계에서 친환경에너지 설비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해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금까지 총 3847억달러(약 452조원)를 투자했다. 중국은 세계적인 이산화탄소 감축 압박과 극심한 스모그에 따른 환경문제에 시달려왔고, 기업에 친환경 발전 투자를 독려해왔다. 중국에서는 풍력, 태양광발전소가 급속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풍력발전 터빈은 시간당 두 대씩 건설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향후 풍력, 태양광발전소 건설 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성장 둔화로 중국의 에너지 수요가 정체됐고, 풍력과 태양광발전 부분의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WSJ는 배전시설의 개선 속도가 친환경에너지 발전 설비의 건설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존 배전설비는 화력발전소에 맞게 설계돼 있다. 이 때문에 중국 풍력발전량의 5분의 1이 버려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목표치를 낮춰잡은 것도 이런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