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외자기업의 자본계정 해외 송금 상한액을 10분의 1수준으로 낮추고 금 수입까지 제한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에 따른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외환당국은 최근 중국 시중은행에 5000만달러(약 586억원)인 외자기업의 자본계정 해외 송금 1회 상한액을 500만달러로 낮추라는 구두 지시를 내렸다. 중국에서 영업을 하는 외자기업은 해외에 자금을 보낼 때 500만달러가 넘으면 중국 외환당국에 사전 신고를 해야 한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중국 시장에서 영업 중인 외자기업은 이익 잉여금을 본국으로 송금하기가 까다로워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WSJ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 78억달러가량의 이익 잉여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코닝도 10억달러가량의 이익 잉여금을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는 또 달러 자금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최근 금 수입도 제한하기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금 수입업체뿐 아니라 중국에서 금 수입 라이선스를 획득한 HSBC 스탠다드차타드 등 외국계 은행도 최근 금 수입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말에는 100억달러 이상 초대형 해외 기업 인수나 10억달러 이상 해외 부동산 투자, 핵심 사업과 무관한 외국 기업에 대한 10억달러 이상 투자 시 승인 절차를 강화하기로 했다.

WSJ는 “중국 정부가 자본 해외 유출과 위안화 가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