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기고문…"'중동평화' 캠프 데이비드 협정 정신 위기"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분쟁 중인 팔레스타인을 미국과 국제사회가 하나의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를 위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부가 정권 교체 전에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갈등 해결책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두 개의 국가로 본다는 토대 아래 형성됐다며 도널드 트럼프의 새 정부가 이 접근법을 이어받을지를 놓고 "중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친(親)이스라엘 입장을 펴면서 역대 미국 행정부가 비판한 점령지 정착촌 건설 문제에도 다른 접근을 취할 것을 시사했다.

그는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에는 정통 유대교 신자이자 사위인 '막후 실세' 재러드 쿠슈너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 협상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에 내년 1월 20일 오바마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대통령 자리를 넘겨 주기 전에 "현 정부가 외교 무대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일은 단순하지만 중요한 단계"라고 지적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현재 137개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미국의 조치는 유엔 회원국 전체의 인정으로 확대되는데 발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면 다른 국가들도 인정하기가 더 쉬워진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을 해결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도출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임 중인 1978년 캠프 데이비드 협정으로 이스라엘과 이집트 간 화해를 주도한 바 있다.

당시 협정은 '전쟁을 통한 영토 획득의 불용인과 지속적인 중동평화를 위한 협력'을 담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242호를 토대로 도출됐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주민들을 내쫓고 건물을 짓는 현재 상황을 거론하면서 "캠프 데이비드 협정이 만들어지고 38년이 지난 지금 평화를 위한 헌신이 폐기 위기에 처했다"고 개탄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가 양국의 갈등 해결을 위한 결의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결의안은 팔레스타인 지역에 이스라엘이 세운 모든 거주지의 불법성을 재확인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정신이 (훼손될까 봐) 걱정스럽다"며 양국의 분쟁을 해결할 "기회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