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신선식품을 제외한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가 8개월 연속 하락했다. 일본은행이 계속해서 돈을 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좀체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 80조엔 풀고도…물가 또 떨어진 일본
일본 총무성은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에서 가격 변동이 심한 신선식품을 뺀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떨어졌다고 25일 발표했다. 올 3월 이후 8개월째 하락세가 이어졌다.

다만 시장 전망치(-0.4%)에는 부합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전기·가스요금이 큰 폭으로 내리고 신모델이 출시된 가전제품도 작년 10월에 비해 인상폭이 작았던 것이 전체적으로 물가를 끌어내렸다.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10월보다 0.1% 상승해 지난 2월(0.3%) 이후 8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날씨 영향으로 신선 야채가 16% 급등한 영향이 컸다. 식품(주류 제외) 및 에너지를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는 0.2% 상승해 2개월 만에 오름세로 바뀌었다.

일본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2% 달성이란 목표를 잡고 2013년 4월부터 시중에 자금을 풀고 있다. 자금 공급 규모를 당초 연간 60조~70조엔에서 2014년 10월 말에는 80조엔까지 늘렸다. 올 9월에는 돈을 푸는 양 대신 10년 만기 국채 금리를 0% 수준에서 조절하는 쪽으로 통화정책을 전환했다. 기대한 만큼 물가가 오르지 않으면서 일본은행은 이달 1일 물가 상승 목표 달성 시기를 늦췄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