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에 장기물 발행 늘린 영향으로 차환채 발행 감소

일본 재무성이 2017년도 국채 발행 총액을 150조엔(약 1천575조원)대로 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이는 2016년도 발행계획 162조2천억엔보다 줄어든 것이며, 2009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하지만 일본은행은 국채를 대량으로 계속 사들일 방침이어서 채권시장에서는 국채를 구경하기 어려운 수급 불균형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도 국채발행 총액(신규국채, 차환채, 재무채 등)이 8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 된 것은 기존 나랏빚을 갚기 위한 차환채(借換債) 발행이 줄어든 결과다.

일본은행의 초저금리 정책 덕분에 그간 만기가 긴 초장기물 국채 발행을 늘리면서 차환이 필요한 물량이 줄어든 것이다.

과거에 발행한 적자국채 등 상환하기 위해 발행하는 상환채는 국채 발행 총액에서 약 70% 안팎을 차지한다.

초장기물 발행이 늘면서 국채의 만기까지의 평균기간은 올해 9년 3개월로 5년 전보다 1년 6개월 길어진다.

2016년도 차환채 발행액도 애초 계획했던 109조엔보다 4조엔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이다.

일본은행이 연간 80조엔을 목표로 국채를 사들이겠다는 방침을 유지하는 가운데 국채 발행액이 감소하면 채권시장에 유통되는 국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니시카와 마사히로 노무라증권 수석재정분석가는 "채권시장에서 (국채를 구경하기 힘든) 핍박한 수급환경이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규 국채의 발행액수는 2017년도의 세입 견적 등을 근거로 해 조정한다.

아베 신조 정권은2012년말 발족 이래 세입 증가 덕분에 신규 발행 국채를 줄여 재정건전화를 꾀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급격한 엔고현상이 발생하며 기업수익이 악화하는 악재가 생겼다.

법인세를 중심으로 2017년도 세입이 줄어들면 신규국채의 발행액수가 증가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난 8일 미국 대통령선거 뒤 엔화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것은 일본 제조업체는 물론 세수 감소를 우려했던 일본 정부에도 희소식이 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