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국채금리 상승 저지 나서…中 위안화 가치 11일 연속 낮춰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각국 중앙은행들이 대응에 나섰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1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5.25%로 0.5%포인트 올렸다.

중앙은행은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졌다는 점을 금리 인상의 이유로 설명했다.

또 필요하면 추가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 페소화는 트럼프의 승리 이후 한때 17%까지 폭락했다가 최근에는 다소 안정을 찾고 있다.

페소화는 미국 대선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20페소 선이 붕괴했다.

이날 금리 결정 이후에는 달러당 20.4 페소 안팎에서 거래됐다.

멕시코는 트럼프의 보호무역과 이민자 억제 정책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다.

멕시코의 수출에서 미국의 비중은 80%로 절대적이다.

트럼프는 미국이 멕시코, 캐나다와 체결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또 멕시코산 수입품에 35%의 관세 부과도 검토하고 있다.

멕시코가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이번이 4번째다.

2월과 6월, 9월, 11월 4차례에 걸쳐 금리는 2% 포인트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미국 대선 후 멕시코 중앙은행이 금리를 1% 포인트 이상 올리는 충격 요법을 쓸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왔었다.

애버딘 자산운용의 신흥시장 채권 부문 대표 에드윈 구티에레스는 "오늘의 인상은 충분하지 않다"면서 "페소화는 신흥시장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금리를 적어도 0.75% 포인트 이상으로 올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에드워드 글로섭은 "추가 인상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12월에 0.5% 포인트가 오르고 내년에도 금리가 추가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지난주 트럼프 당선 직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2.0%에서 사상 최저인 1.75%로 내린 것이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은 데다가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일본은행은 17일 트럼프 당선 이후의 국채 금리 상승세에 고정금리로 중단기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방안으로 대응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일본은행은 잔존 만기 1∼5년짜리 국채를 정해진 가격에 사겠다고 했다.

지난 9월 국채 수익률 곡선 관리 정책을 발표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의회에서 "미국의 금리가 오른다 해서 자동으로 일본의 금리 상승을 용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인민은행 역시 트럼프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산 수입품에 4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맥쿼리증권의 래리 후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불확실성이 극도로 커져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이 복잡해졌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당선 이후 달러 가치가 13년 만에 최고로 오른 가운데 인민은행은 18일까지 고시 위안화 가치를 사상 최장인 11일 연속으로 낮췄다.

이 기간 위안화 절하폭은 달러 대비 1.9%다.

UBS는 미국이 중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더 떨어지게 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