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 콘웨이 "정책 또는 미·일관계 관련 깊은 대화는 취임 이후에"

제45대 미국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17일(현지시간)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나지만 정책이나 양국 관계와 관련된 깊은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을 지낸 켈리엔 콘웨이는 이날 오전 CBS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와 아베 총리가 미국 동부시간 오후 5시에 만난다면서 이번 회동의 성격은 "덜 격식적"(less formal)이라고 말했다.

일부 언론에서 회동 전날까지도 만나는 시간과 장소, 참석대상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보도한 데 대해 콘웨이가 회동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콘웨이는 "트럼프는 트럼프 타워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아베 총리를 함께 만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만남이 덜 격식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트럼프의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지도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우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2개월 남았다는 사실에 민감하다"면서 "(이날 만남에서는) 외교적인 합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책이나 미·일 관계 등과 관련한 깊은 대화는 취임 이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동이 끝난 뒤에도 트럼프 정권인수팀에서는 결과를 알리는 브리핑이나 자료 배포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가 당선인 신분으로 처음 만나는 외국 지도자여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트럼프는 선거 과정에서 일본을 비판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일본이 미국과의 무역을 공정하게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일본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환율을 조작한다고도 주장했다.

또 미군이 일본에 주둔하는 데 대한 정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느다고 말했으며, 일본이 자체 핵무기를 보유하는 데 열려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미국의 주도로 일본도 동참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명확히 했다.

일본은 이런 발언이 지금까지 유지해 왔던 미국과의 정치적, 외교적, 경제적 관계를 뒤집을 수 있다고 보고 긴장했다.

이번 트럼프와의 회동에서 아베 총리는 주일미군 비용을 일본이 충분히 내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일 안보동맹의 중요성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일본을 떠나기 전에 "미·일 동맹은 일본의 외교와 안보에 중요하다"면서 "이번 만남에서 신뢰를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동이 덜 격식적인 성격이 되고 외교적 합의도 없을 것이라는 측근의 발언이 나옴에 따라 미·일안보동맹 등과 관련한 이야기가 오가더라도 일본이 기대한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일본 공무원들도 트럼프 측과 어젠다와 대화 포인트를 교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