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의원, 아베 측근에 "유세과정 발언 일희일비 필요없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미국 뉴욕에서 회담한다.

이날 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미일동맹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트럼프 당선인과의 개인적 신뢰관계 구축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지난 15일 참의원 특별위원회에서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담에서는 경제와 무역, 안보, 미일관계, 동맹관계에 대해 기탄없이 의견 교환을 해서 신뢰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아베 총리는 미국 대선 개표 완료 다음날인 지난 10일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를 하고 미일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17일 뉴욕회담을 끌어냈다.

아베 총리의 지시로 지난 14일부터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보좌관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가까운 톰 코튼 상원의원을 만나는 등 아베 총리의 '트럼프 외교' 지원에 공을 들였다.

코튼 의원은 가와이 보좌관에게 '미일관계 재검토' 등 트럼프 당선인의 과거 발언과 관련해 "유세 과정의 발언 하나하나를 놓고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코튼 의원은 또 아베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의 17일 회담이 두 사람의 신뢰관계를 깊게 하는 첫걸음이라고 기대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이탈 ▲ 미일 안보조약 불평등 ▲ 주일미군 주둔경비 증액 등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표명한 발언들에 대한 우려를 떨쳐 버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아베 총리가 미국 대선 개표 이후 신속하게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를 하고 세계 각국 정상 가운데 가장 먼저 회담을 하는 일정을 잡은 것도 이런 우려와 무관치 않다.

지난 10일 통화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미일동맹을 평가한다", "미일관계를 강화해 나가고 싶다"는 등의 발언을 했지만, 직접 만나서 진의를 확인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아베 총리는 17일 회담에서 "일본과 미국은 자유, 민주주의, 법의 지배라는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는 미일동맹이 불가결하다는 점을 재확인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NHK는 "아베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이 반대하는 TPP를 염두에 두고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며 "동시에 그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에도 긴밀히 연대하자는 점을 전하는 방식으로 우선은 개인적 신뢰관계 구축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와의 회담을 마친 뒤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