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치·경제적 긴장은 양날의 칼"…"트럼프 압박시 中 반격할것"

중국 관영 매체들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미·중 관계와 경제 정책에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유세하면서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 등을 비난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온 데 따른 중국의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0일 중국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인 글로벌 타임스의 후웨이자 기자는 '트럼프 승리가 경제 정책과 미·중 관계에 불확실성을 가져온다'는 제하의 칼럼을 통해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에 따른 중국의 가장 큰 위험은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점"이라면서 "미 대선 결과가 나온 뒤 중국 증시가 떨어진 것은 중국인 투자자들의 트럼프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의 승리로 미·중 관계가 불투명하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은 힐러리 클린턴 미 민주당 대선 후보와는 익숙하지만 트럼프와는 경험이 없으며 트럼프는 대선 유세 기간 중국을 공격하고 미국의 외교·무역 정책의 급격한 조정을 언급했다"고 우려했다.

후웨이자 기자는 "중국과 미국은 경제적으로 독립적인 관계며 경제 및 정치적 긴장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면서 "트럼프가 대선 공약처럼 경제적 문제로 중국에 압력을 가한다면 중국 내 미국 기업들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그는 "클린턴의 대중국 전략이 트럼프보다 훨씬 더 강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확실성이 큰 트럼프의 승리가 중국으로서는 최악의 결과는 아니다"는 평가도 했다.

관영 차이나 데일리는 '트럼프가 후보 시절처럼 대통령 때도 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트럼프의 당선 후 전 세계 주식 시장이 폭락하고 금값이 올랐다는 등 트럼프 후폭풍을 자세히 분석했다.

사설은 "중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로서는 트럼프가 지휘하는 미국에 적응하기에는 좀 낯설 것"이라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유세 당시 중국산 수입 제품에 45%의 관세를 물리겠다면서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비난했던 점을 부각했다.

차이나 데일리는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는 후보 시절 때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 등 많은 발언을 했으나 취임 후 정작 어떤 정책을 펼칠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태평양 중심 정책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알려진 게 없다"면서 "아시아 태평양은 향후 수년간 가장 급속한 성장을 하는 글로벌 허브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도 이 지역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지만 분명히 예전과는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