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날 4∼5개 도시 강행군…오바마 부부·이방카 등 동행
NYT "클린턴은 낙관론, 트럼프는 어둠으로 선거운동 끝내"


미국 대선을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는 마지막까지 격전지에서 숨 가쁜 유세를 이어가며 장장 19개월에 걸친 선거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클린턴은 유권자들에게 이번 대선은 "우리 시대의 시험대"라며 분열이 아닌 화합을 선택할 것을 호소했다.

트럼프는 이날도 거듭 클린턴을 부패한 정치인이라고 비난하면서 미국에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클린턴은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 남편인 빌 클린턴, 딸 첼시와 합동유세를 하는 것을 비롯해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등 3개 경합주, 4개 도시에서 표 단속에 집중했다.

트럼프는 장녀 이방카 등과 함께 플로리다 주 새러소타를 시작으로 노스캐롤라이나 주 롤리, 펜실베이니아 주 스크랜턴, 뉴햄프셔 주 맨체스터를 거쳐 미시간 주 그랜드 래피즈에 이르는, 5개 주에 걸친 총력 유세전을 폈다.

클린턴은 4만여 명의 지지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독립기념 광장에서 열린 '전·현직 대통령 부부 합동유세'에서 이번 대선은 "우리 시대의 시험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에 반대할지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투표할지"를 생각하라고 촉구하면서 "여러분이 관심을 두는 모든 이슈가 위태롭다"고 덧붙였다.

또 유권자들에게 "함께 역사를 만들자"며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 탄생의 상징성을 부각하기도 했다.

클린턴은 이번 선거는 "분열과 화합" 사이의 선택이라면서 "우리는 희망적이고, 포괄적이고, 너그러운 미국에 대한 믿음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내일 여러분이 두려움을 거부하고 희망을 선택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가세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는 "내일, 투표로, 여러분은 이 나라가 언제나 위대했다는 것을 말할 수 있다"면서 이번 선거는 "숨 막힐 정도로 접전"이고, 대선이 "우리 손에 달려"있는 만큼 반드시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클린턴의 유세에는 클린턴을 지지하는 록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본조비, 팝가수 레이디 가가가 함께해 공연으로 열기를 고조시켰다.

클린턴은 이어 자정부터 2시간 동안 롤리 WNR경기장에서 투표 독려전을 펼치며 100일 넘게 이어진 본선 레이스에 마침표를 찍었다.

트럼프는 이날 유세에 그의 자녀들, 부통령 러닝메이트 마이크 펜스와 함께했다.

트럼프는 1만1천여 명의 지지자가 모인 가운데 열린 맨체스터 유세에서 "여러분은 미국이 부패한 정치계층에 지배를 받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국민이 다시 지배하는 미국을 원하는가"라고 물으면서 "힐러리 클린턴은 오직 자기 자신과 후원자, 그녀의 특수이익에만 충성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절박하게 변화를 필요로하는 모든 미국인, 민주당원, 공화당원, 무당파에게 한 표를 요청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롤리에서도 클린턴을 비롯한 "부패한 워싱턴 기득권층"과 "부정직한 언론", "조작된 시스템"을 거듭 공격하면서 "우리가 누릴 자격이 있는 정의가 실현될지가 내일 투표장에서 미국 국민의 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방카는 맨체스터 유세에서 "내 아버지가 매우 자랑스럽다"며 "내일이 또 다른 위대한 날이 될 것이고 믿는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8일 자정을 넘겨 도착한 미시간 주 그랜드 래피즈에서 "오늘은 우리 독립기념일이다.

오늘은 미국의 노동자 계급이 마침내 반격하는 날이다"라며 유세를 마무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대선 전야 두 후보는 상반된 '최종변론'을 내놨다면서 "선거운동의 끝에 클린턴은 낙관론, 트럼프는 어둠"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