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11월 11일)를 앞두고 국내 유통업체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광군(홀아비·독신남)제는 1이 4개 겹치는 데서 유래한 '독신자의 날'로, 중국 온라인몰들은 이날을 전후해 대대적인 세일에 나선다.

국내 업체들도 중국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세일과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랜드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해외 브랜드 전용 쇼핑몰 '티몰 글로벌'을 통해 지난달 21일부터 사전예약 판매에 들어갔다.

이랜드, 스코필드, 프리치 등 이랜드차이나 소속 브랜드 20개가 참여하며, 할인율은 50% 이상이다.

이랜드는 지난해 광군제 하루에만 1억7천500만 위안(한화 약 317억 원)의 매출을 올려 중국 진출 국내 기업 가운데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당시 많이 팔린 이랜드 상품은 ▲ 1위 티니위니 후드티(4천 장) ▲ 2위 티니위니 다운점퍼(3천600장) ▲3위 이랜드 트렌치코트(3천200장) 등이었다.

2013년부터 광군제 행사에 참여한 이랜드의 연도별 관련 매출은 2013년 50억 원에서 2015년 6배 이상인 317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의 경우 작년의 약 두 배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닷컴이 중국 현지 구매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글로벌 롯데닷컴(global.lotte.com)도 올해 광군제에 우리나라 중소기업 상품 위주로 약 500여 가지 품목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라빠레트'를 비롯해 SNP, 류케이웨이브, 엠블러, 톰앤래빗, 월튼키즈, 파크론, 골든벨, 녹차원 등이 참여한다.

롯데닷컴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힐 수 없지만 광군제에 맞춰 특별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며 "배송 물량이 급증할 경우에 대비, 물류센터를 추가로 확보하고 주말 비상근무 체제를 갖추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글로벌 롯데닷컴은 광군제 당일 한국 중소기업의 미용·의류·잡화·가전 등 500여 가지 품목을 해외 직판(직접판매) 형태로 팔아 약 2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온라인쇼핑 사이트 티몬(www.tmon.co.kr)도 이달 광군제에 힘입어 해외 직판 부문 매출이 10월의 7배 이상까지 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티몬은 현재 중국 티몰과 업무협약을 맺고 중국 현지 직판에 나서고 있는데, 티몰글로벌 사이트에 입점해 90여 개 브랜드, 600여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티몬은 올해 광군제 기간 한국 화장품 브랜드 제품을 할인 가격에 소개하고, 다양한 경품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진수 티켓몬스터 중국사업총괄담당은 "광군제 하루 해외 직판 매출이 평상시 3개월 매출과 비슷할 정도"라며 "마케팅 역량을 광군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다음 달 11일까지 '티몰 글로벌 이마트관'에서 광군제 행사상품에 대한 예약판매 행사를 진행 중이다.

예약 고객에게는 최대 10% 추가할인 혜택을 제공해 정상가 대비 최대 70%가량 저렴한 가격에 행사상품을 판매한다.

지난 2일까지 예약된 매출만 16억 원을 넘어서는 등 올해 광군절 예상 매출은 40억 원에 달해 지난해 매출 26억 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이마트는 행사품목을 지난해의 3배가량으로 늘렸다.

국내 브랜드 화장품과 한방 헤어케어 제품을 비롯해 320여 품목이 준비됐다.

면세점 업계도 중국인 고객 잡기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중문 사이트에서 구매한 고객 중 11명의 고객을 추첨해 총 3천300만 원 상당의 경품을 증정한다.

신라면세점은 중국 온라인몰에서 '광군제 3배 행운을 잡아라' 이벤트를 진행한다.

다음 달 10일까지 중국 현지 시간으로 매일 오전 11시부터 선착순 3천333명에게 11달러의 적립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도 구매 고객 대상으로 총 1천111명에게 적립금 100만 원과 아이폰7 등의 경품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갤러리아면세점은 온라인 중국몰에서 14일 111달러 이상 구매 시 11만 원을 추가로 증정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벌인다.

광군제 할인을 노리고 한국 소비자들이 중국 사이트에서 해외직구(직접구매)하는 사례도 늘면서, 소비자 이탈을 막기 위한 국내 유통업체의 프로모션(판매촉진)도 활발하다.

롯데백화점은 8일부터 13일까지 '코리아 광군제'를 따로 열고 롯데닷컴, 엘롯데 등 롯데백화점 온라인몰에서 대규모 할인에 나선다.

화장품, 영 패션, 레저 등 상품군의 300대 인기 상품 100억 원 어치를 30~80% 할인한다.

롯데백화점의 코리아 광군제 행사 기간은 지난해(3일)의 두 배로 늘었고, 품목 수도 100개에서 세 배인 300개로 늘렸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