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쇼크’가 연일 미국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증시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달러화 가치도 다음달 금리 인상 전망에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값이 고개를 드는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확산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0.43% 하락한 1만7959.64로 마감하며 지난 7월 초 이후 4개월 만에 1만8000선 밑으로 추락했다. S&P500지수도 0.65% 떨어진 2097.94까지 밀렸다. 2011년 이후 최장기인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심리적 지지선인 지수 2100선까지 내줬다. 나스닥지수도 0.93% 내린 5105.57까지 밀리며 5100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외신들은 연방수사국(FBI)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재조사 방침 발표 후 대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시장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리하면 예측할 수 없는 정책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세를 보였던 미 달러화도 트럼프의 지지율이 클린턴 후보를 제쳤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서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4% 하락한 97.28까지 떨어졌다. 트럼프 당선시 멕시코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에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전날 1.3%에 이어 이날도 1% 넘게 하락했다. 이틀간 2.7% 급락하며 달러당 19.37페소까지 떨어졌다.

반면 안전자산은 금 가격은 1개월만에 온스당 1300달러선을 되찾았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12월물) 가격은 1.6% 급등한 온스당 1308.20달러를 기록하며 지난달 3일 이후 처음으로 1300달러를 넘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