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투자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가 경영 합리화의 일환으로 다른 은행과 비용 분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31일 보도했다.

티잔 티암 크레디트 스위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FT 인터뷰에서 비용 분담안은 현재 "개념 검증 단계"에 있다고 밝히면서 "우리는 한 특정은행과 이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암 CEO는 "비용 부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으며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크레디트 스위스가 12월에 열릴 주주총회를 통해 더욱 야심적인 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도 아울러 시사했다.

크레디트 스위스가 비용 분담을 추진하는 것은 매출이 부진한데다 행정적 규제의 확대에 대처하는 비용 증가, 대형 인수ㆍ합병의 어려움으로 많은 대형 은행들이 비용 기반을 통합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비용 기반을 통합하는 한 가지 방안으로는 규제 당국에 제출할 각종 거래의 전산 처리와 데이터 수집을 총괄하는 공익 사업체를 구축하는 것이 거론되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은 그러나 다수의 은행으로부터 합의를 도출해야 하는 데다 특정 업무영역에 대한 통제권 상실이 우려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현실화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티암 CEO는 그러나 개인적으로 비용 분담이라는 개념을 크게 신뢰하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2대의 서버를 보유하고 있고 또다른 은행이 2대의 서버를 보유하고 있는데 각각 1대가 완전히 활용되고 있지 않다면 왜 이런 능력을 공유할 수 없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은행들은 동일한 증권을 거래하는 경우가 많고 각자가 증권과 관련된 많은 정보를 수록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이를 공공재로 삼을 수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향후 3년간 비용 기반의 정상화를 통해 총비용을 20억 달러가 줄어든 190억 달러 수준으로 낮출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크레디트 스위스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