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측근 애버딘 "왜 업무메일이 전 남편 노트북에 있나" 의문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재조사를 촉발한 새로운 이메일의 정체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말을 아끼는 가운데 정작 문제의 이메일을 주고받은 클린턴의 최측근조차 영문을 몰라 당혹스러워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후마 애버딘이 주위 사람들에게 어떻게 자신의 이메일이 전 남편의 노트북 컴퓨터에 남아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BI는 애버딘의 전남편 앤서니 위너 전 하원의원이 미성년자와 '섹스팅'(음란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을 주고받은 정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위너의 노트북 컴퓨터에서 저장돼있던 애버딘의 업무 이메일을 무더기로 발견했다.

일단 FBI는 발견된 이메일이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재수사를 시작한다는 방침을 지난 28일 의회에 통보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노트북을 애버딘과 위너가 공동으로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WP에 따르면 애버딘은 이 노트북 컴퓨터를 정기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무부를 떠나며 모든 업무 이메일을 넘기기로 했을 때도 그의 변호사조차 이 노트북에 이메일이 저장돼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해 확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FBI가 아직 재수사와 관련해 애버딘에게 연락을 취하지 않았으며 애버딘조차 FBI가 뭘 발견했는지 모르고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WP는 만약 애버딘이 업무 관련 이메일을 문제의 노트북에 남겼다면 이는 심각한 실수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FBI가 발견한 이메일이 실제로 국무부 업무와 관련이 있는 새로운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FBI 수사관들이 위너의 노트북에서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와 연관된 이메일 수천 건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어떻게 관련이 있고, 어떤 면에서 중요한지도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불투명한 상황에서 문제의 이메일이 이미 예전 수사 때 점검된 것들과 똑같은 것들이거나 스캔들과 상관이 없는 것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나아가 클린턴 캠프를 중심으로 공화당 당원 출신이던 코미 FBI 국장이 대선을 코앞에 두고 전례 없이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AFP통신은 재수사가 대선 전에 현실적으로 진전을 볼 가능성이 없고 재수사 때문에 클린턴이 다시 입건될 것으로 보는 이들도 없다고 재수사 방침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클린턴의 수행비서이자 '수양딸',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애버딘은 클린턴이 국무부 장관으로 재임할 당시 장관 비서실 부실장을 지냈다.

당시 에버딘은 국무부, 야후, 클린턴 사설서버, 남편 선거운동 캠프 등의 서버를 이용하는 이메일 계정을 보유하고 있었다.

애버딘은 국무부를 떠날 때 자신이 담당했던 업무와 관련한 서류와 자료를 모두 넘기겠다는 성명에 서명했고, 국무부가 정보공개법에 따라 관련 자료를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을 때에도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와 블랙베리 휴대전화를 내줬다.

그는 지난 6월 진행된 선서 증언에서도 국무부 관련 자료가 담겨있을 수 있는 모든 장치를 찾아봤고, 모든 관련 자료들을 검토를 위해 변호사에게 넘겼다고 언급한 바 있다.

원칙상 애버딘은 국무부를 떠나면서 보유한 정부 관련 자료는 모두 폐기해야 한다.

클린턴은 국무장관 시절에 개인 서버(clintonemail.com)를 통해 공무 이메일을 주고받은 혐의로 입건돼 FBI의 조사를 받았다.

FBI는 문제의 이메일 중 다수에 국가기밀이 포함돼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기소하지 않고 올해 7월 수사를 종결하며 "매우 부주의한 행위를 했다"고만 지적했다.

호재를 만난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이날 유세에서 클린턴을 의도적인 범죄자로 몰아세웠다.

트럼프는 "힐러리가 불법행위를 대중에 밝히지 않겠다는 명백한 목적을 지니고 불법 서버를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vivid@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