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경합주서 우세 이어 애리조나·인디애나·미주리서 공격적 선거운동
트럼프, 유타 등 공화당 아성서도 '흔들'

미국 대선을 약 3주 앞두고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음담패설 녹음파일' 등으로 최대 위기를 맞으면서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경합주를 넘어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까지 넘보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클린턴 캠프가 지금까지 했던 시도 가운데 가장 야심차게 보수 성향 주로의 진출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현재 클린턴이 점한 유리한 고지를 더욱 확대하고, 더 나아가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서까지 민주당이 승기를 잡기 위한 공세라고 NYT는 설명했다.

클린턴 캠프의 로비 무크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공화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애리조나주와 인디애나주, 미주리주에 선거광고 등을 위해 수백만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리조나 선거광고에만 200만 달러(약 22억7천만원)가 넘는 돈을 쏟아붓고, 클린턴의 '최고 병기'로 떠오른 미셸 오바마 여사를 오는 20일 주도 피닉스 유세에 내세우는 등 공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선다는 것이다.

인디애나와 미주리에서도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1백만 달러(약 11억4천만원)를 쓸 예정이다.

특히 애리조나에는 클린턴의 딸 첼시와 버니 샌더스(버몬트주) 상원의원을 출격시키는 것은 물론 클린턴이 직접 찾는 방안도 고려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무크는 공화당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의 혐오스러운 수사와 몹시 무례한 발언이 애리조나를 경쟁 지역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공화당의 아성인 텍사스주에서는 댈러스 모닝 뉴스의 클린턴 지지 선언을 강조한 선거광고를 준비했다.

이 신문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것은 75년 만이다.

역시 공화당 강세 지역인 유타에서는 클린턴의 부통령 러닝메이트 팀 케인이 현지 지역 방송에 출연했다.

유타에서는 트럼프 낙선을 위해 출마한 이 지역 출신 무소속 후보 에번 맥멀린이 선전하면서 트럼프의 표를 잠식하고 있다.

맥멀린은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과 공화당 하원 수석정책국장을 지낸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인 라스무센 리포츠(Rasmussen Reports)가 지난 15∼16일 투표 의향이 있는 유타 유권자 750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트럼프 30%, 맥멀린 29%, 클린턴 2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공화당 강세 지역인 알래스카에서도 트럼프가 37%, 클린턴이 36%로 불과 1%포인트 차 박빙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이크 리서치 그룹이 지난 11∼13일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 500명을 상대로 조사(오차범위 ±4.4%포인트)한 결과다.

알래스카가 1959년 주로 승격된 이후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표를 던진 것은 1964년 단 한 번뿐이다.

클린턴은 버지니아, 콜로라도,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등 주요 경합주 4곳에서도 우세를 이어가고 있다.

크리스토퍼 뉴포트대 웨이슨 센터가 지난 11∼14일 투표 의향이 있는 버지니아 유권자 809명을 상대로 실시한 5자 구도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이 44%로, 트럼프(29%)를 15%포인트 앞섰다.

퀴니피액대가 지난 10∼16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콜로라도에서 클린턴 45%, 트럼프 37%, 플로리다에서 클린턴 48%, 트럼프 44%, 펜실베이니아에서 클린턴 47%, 트럼프 41%로 클린턴이 각각 4∼8%포인트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하이오에서는 클린턴과 트럼프가 45% 지지율로 동률을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