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개 회원국 표결없이 박수로 선출…내년 1월1일 임기 시작

유엔총회는 13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헤스(67) 전 포르투갈 총리를 새 사무총장으로 공식 선출했다.

유엔 193개 회원국은 이날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총회를 열고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주 추천한 구테헤스 전 총리를 제9대 사무총장으로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구테헤스 사무총장 지명자는 12월 31일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반기문 사무총장을 이어 내년 1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그를 새 사무총장으로 추천하는 안보리의 결의안은 이날 총회에서 표결없이 채택됐다.

피터 톰슨 유엔총회 의장이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의사봉을 두드렸고, 회원국 대표들은 일제히 박수를 쳐서 동의를 표시했다.

이어 구테헤스 지명자는 회원국들의 박수 속에 총회장 단상에 올랐다.

포르투갈 사회당 소속 정치인 출신인 구테헤스 지명자는 의원내각제 국가인 포르투갈에서 1995년∼2002년 총리를 지냈고, 2005∼2015년 유엔 난민기구 최고대표로 활동했다.

그는 이 때문에 '난민 전문가'로 통한다.

물리학을 전공한 공학도 출신이지만, 포르투갈에서의 오랜 공직 경험이 국제 난민 문제에서 발휘되면서 '난민의 아버지'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는 지난 7월부터 6차례 실시된 안보리 15개 이사국의 신임 사무총장 예비투표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해 일찌감치 대세론을 탔다.

유엔 최초 여성 사무총장 탄생과 한 번도 사무총장을 배출하지 못한 동유럽 출신 사무총장 피선에 대한 기대감도 컸으나, 구테헤스 지명자는 폭넓은 행정력과 조직 장악력으로 승세를 굳혔다.

안보리는 지난 6일 그를 2017년 1월 1일∼2021년 12월 31일을 임기로 하는 새 유엔 사무총장으로 총회에 권고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을 포함한 15개 안보리 이사국이 만장일치로 이런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연설에서 "(구테헤스 지명자는) 분쟁, 인도주의적 고통과 같이 그를 필요로 하는 최일선 현장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라며 "그의 정치적 자질이 공동선을 위한 협력, 인류에 대한 책임공유를 추구하는 유엔에서도 발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테레스 지명자는 수락 연설을 통해 "여러 해 동안 같이 일했던 것은 저에게도 영광이었다"면서 반 사무총장에게 감사를 나타냈다.

그는 안보리의 추천 소식을 들었을 때 자신의 마음속에는 '겸손과 감사'의 두 단어가 떠올랐다면서 앞으로 유엔의 수장으로서 분쟁, 난민사태, 양성평등 등 당면한 현안의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그가 연설을 마치자 회원국 대표들은 기립박수로 새 사무총장을 환영했다.

(유엔본부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