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부시의 딸 로렌 부시, 인스타그램서 첫 공개지지 표명
조지 W.부시의 딸 피어스는 힐러리 선거자금 모금행사 참석


'부자(父子) 대통령'을 배출한 미국의 정치 명문 '부시 가문' 인사들이 소속 정당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을 속속 지지하고 나섰다.

10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아들 닐 부시의 딸 로렌 부시(32)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클린턴의 사진을 올리면서 '#그녀를 지지한다'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사실상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공개로 표명한 것이다.

부시가(家) 인사들이 우회적으로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드러냈지만, 이번처럼 공개로 지지의사를 밝힌 것은 로렌이 처음이다.

패션모델과 디자이너 출신인 로렌 부시는 현재 핸드백과 의류 메이커이자 가난한 나라들에 식량을 제공하는 '피드(FEED) 프로젝트'의 창업자이자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녀의 현재 이름은 '로렌 부시 로렌'으로 가족명은 부시 로렌이지만 유명 패션 디자이너 랄프 로렌의 아들 데이비드 로렌과 결혼하면서 '로렌'이라는 또 다른 성을 얻었다.

로렌의 아버지 닐 부시는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와 친형제 간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일에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딸인 바버라 부시 피어스(34)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클린턴 선거자금 모금행사에 참석해 간접적 지지 의사를 내비쳤다.

당시 행사는 클린턴의 최측근 후마 애버딘이 클린턴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패션계의 여왕'으로 불리는 미국판 보그의 편집장 애나 윈터가 공동으로 마련한 자리다.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도 최근 비공개 석상에서 클린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트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인 캐서린 케네디 타운센드는 앞서 지난달 중순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대통령(아버지 부시)이 힐러리에게 투표하겠다고 내게 말했다"는 글을 올렸다.

부시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인증 사진도 공개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역시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애초부터 트럼프의 '막말'과 '분열적 가치'를 비판해 온 부시가는 '3부자 대통령' 기록에 도전했던 부시 전 주지사가 경선에서 트럼프에게 '망신'만 당하고 초라하게 도중 하차한 이후 트럼프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다.

현재 부시가에서는 부시 전 주지사의 아들이자 텍사스 주(州)의 국토부 장관격인 '랜드 커미셔너' 조지 P. 부시(40)만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텍사스 주 공화당 활동가들 모임에서 트럼프를 중심으로 공화당이 뭉쳐야 한다며 가족 구성원 중 유일하게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