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미국 대통령선거 후보의 음담패설 발언을 충격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고 CNN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시카고에서 열린 상원의원 후보 태미 덕워스의 선거유세 자리에 참석해 "이번 선거에서 가장 충격적인 일 중 하나는 공화당의 대선 후보에게서 이런 믿기 힘든 발언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라며 "내가 그 말을 되풀이할 필요는 없겠다.

이 방에 아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CNN은 트럼프의 발언에 냉정을 잃은 듯한 오바마 대통령이 트럼프의 "모욕적"이며 "수치스러운" 발언은 여성에 대해서만 그치지 않고 소수자, 이민자, 신념이 다른 사람, 장애인, 군인, 참전군인 등에도 가해진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오바마는 "이는 트럼프가 남을 끌어내려서 스스로를 높여야 할 정도로 자신이 없다는 뜻이며, 나는 이런 캐릭터는 백악관에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전해주려고 하는 기본적인 가치에 신경쓰지 않으며, 역동적인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예의와 존중에 대해 무관심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2005년 드라마 카메오 출연을 위해 녹화장으로 향하던 버스 안에서 미 연예매체 '액세스 할리우드'의 남성 진행자와 나눈 외설적인 대화 내용이 지난 7일 워싱턴포스트 보도로 처음 공개된 후 비난을 받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와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 사이의 2차 TV 토론을 몇시간 앞두고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에게 과반의 표를 줘서 우리가 지난 8년 내내 만들어온 모든 진전이 되돌려지게 하는 위험을 감수하겠느냐"고 물으며 "우리에게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능한 후임, 힐러리 클린턴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