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VR을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으로 개발할 것"
뒷면에 소형 PC 내장한 독립형 헤드셋 개발 박차

"오큘러스는 더는 헤드셋 회사가 아니다.

가상현실(VR) 플랫폼 회사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지난 6일 페이스북의 자회사 오큘러스가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연례 개발자 대회인 '커넥트 3'을 통해 새로운 VR 헤드셋 시제품과 VR 제어장치 오큘러스 터치를 공개한 이후 실리콘 밸리 언론들이 내린 평가다.

이 발표에서는 VR 세상에서 이뤄지는 SNS와 모션인식 아바타 등 획기적인 내용이 다수 등장했다.

특히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직접 시연한 라이브 VR 데모에서는 가상현실 속에서 가상으로 등장한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오큘러스 터치를 조작해 해저와 화성, 회의실 등으로 자유자재로 이동하는가 하면, 게임을 하다가 집으로 순간 이동해 아내와 전화통화를 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정말 말도 안 되는 가상현실 데모가 있다.

가상 현실 속에서는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은 뭐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VR 기술을 차세대 주요 컴퓨팅 플랫폼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오큘러스를 인수한 이후 이미 2억5천만 달러(약 3천억 원)를 투자했고, 추가로 2억5천만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향후 투자는 주로 VR 콘텐츠 개발 분야에 집중될 것이라고 IT 전문매체 리코드는 전했다.

특히 PC 연결용 VR의 대명사인 오큘러스는 PC 연결이 필요 없는 독립형(standalone) 버전 '올인원' 헤드셋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개발자 대회의 VR 데모 시연 역시 올인원 헤드셋을 시사한 것으로 실리콘 밸리 관계자들은 받아들인다.

지금까지 나온 독립형 버전은 구글 카드보드나 삼성 기어 VR 같은 제품이지만, 이들은 모두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오큘러스의 제품은 고성능이긴 하지만 PC와의 연결선으로 인해 불편한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오큘러스가 준비하고 있는 독립형 VR 헤드셋은 뒷부분(사람의 뒷통수쪽)에 소형 PC를 내장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스마트폰을 헤드셋 전면에 끼우는 구글 카드 보드나 삼성 기어 VR보다 무게 배분에서 효율적일 뿐 아니라, PC 기반인 만큼 기존 오큘러스 제품의 강력하고 정교한 성능도 상당 부분 이어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VR 헤드셋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은 오는 2020년에 VR 기기 판매는 지금보다 20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USA 투데이는 "누가 더 많은 VR 콘텐츠를 확보하고 저렴한 가격에 헤드셋을 판매하느냐가 시장 선점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