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보고서…TV·휴대전화·드론·전기차 내수 장악

값싸고 질 낮은 제품의 대명사였던 중국산이 휴대전화, TV, 드론, 전기차 등 첨단 분야에서도 자국 내수시장을 장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첨단시장에서도 외국산 브랜드가 설 자리를 잃어감에 따라 국내 산업도 이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는 4일 발표한 '중국 내 첨단제품 시장에서 중국 굴기(堀起)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첨단제품군에는 외국 제품 일색이었지만 최근에는 중국 브랜드가 내수시장을 과점하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휴대전화와 평판TV가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휴대전화는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로컬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88.9%에 달했다.

2007년 48.0%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로 성장한 셈이다.

중국산 평판TV도 올해 상반기 내수시장 점유율 85.0%를 기록했다.

2007년도 중국 기업의 이 품목 점유율은 60%에 불과했다.

소비층이 급증하는 일반 승용차 분야에서도 중국산은 무섭게 질주했다.

올해 상반기 점유율 42.9%로 조만간 50%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산이 싹쓸이했던 로봇 분야에서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중국로봇산업연맹은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 시장에서 총 6만8천459대의 산업용 로봇이 판매됐으며 이 가운데 로컬브랜드의 비중은 32.5%라고 밝혔다.

2013년에는 비중이 26.0%에 그쳤다.

유망산업으로 꼽히는 전기차 등 신에너지 승용차 시장에서는 중국산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이 분야에서 12만대가 팔렸는데 97%가 중국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업체 비야디는 지난해 6만2천대의 신에너지 승용차를 팔아 닛산이나 테슬라 같은 글로벌 업체를 제치고 판매량 세계 1위를 기록했다.

DJI는 개인용 무인기(드론) 시장에서 77%(지난해 기준)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에는 400개의 드론 관련 기업이 활동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드론 분야의 세계 톱 10 업체 가운데 5개가 중국 기업이다.

중국산 브랜드가 선전하면서 중국 수출의 절반 이상을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기업의 비중도 뚝뚝 떨어지고 있다.

외자 기업은 2010년 중국 수출액 가운데 54.6%를 차지했지만 2015년에는 44.2%로 크게 하락했다.

최용민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은 "원가경쟁력이 있는 중국 브랜드가 품질과 기술경쟁력까지 갖추면서 첨단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우리 기업은 마케팅 네트워크 공유 등을 통해 중국 기업과의 협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표> 중국 로컬 브랜드 내수시장 점유율 변화 추이(자료: 한국무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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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 야 │ 중국 내 시장점유율 추이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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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승용차 │ (판매량) 38.4% (2014년) ⇒ 41.3% (2015년) ⇒ 42.9% (2016년 상│
│ │반기)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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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에너지 │ (판매량) 97%(2016년 상반기) │
│ 승용차 │ │
│ │ │
├───────┼───────────────────────────────┤
│ 휴대폰 │ (출하량) 48.0%(2007년) ⇒ 82.7% (2015년) ⇒ 88.9% (2016년 상│
│ │반기)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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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판TV │ (판매량) 60%(2007년) ⇒ 85% (2015년) ⇒ 85% (2016년 상반기)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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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용 무인기(│ (판매액) DJI社 세계 개인용(단가 400~1,500달러 수준) 시장에서 │
│ 드론) │77% 차지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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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용 로봇 │ (판매량) 26.0%(2013년) ⇒ 29.7% (2014년) ⇒ 32.5% (2015년)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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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