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과 마찬가지로 中과 효과적 관계 맺는 것 반대 않아"

미국 정부는 필리핀이 정권 교체 이후 '친중국' 노선으로 급선회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필리핀이 중국과 더욱 효과적인 관계를 맺으려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중국·러시아와 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회담할 당시에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과 더욱 효과적인 관계를 추구하는 것이라면 양국 사례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역내 지위는 약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의 동맹국들이 중국과 효과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미국의 이익과 배치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또 두테르테 대통령이 24년만에 미국의 필리핀 재주둔을 허용하는 협정의 폐기 가능성을 경고한 것에 대해서는 "협정 폐기를 위해서는 공식적인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며 "그런 절차가 시작됐는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일 미국과 필리핀 정부가 맺은 방위협력확대협정(EDCA)과 관련해 "EDCA는 공식 문서이지만 필리핀 대통령이 서명하지 않았다"며 "내가 (미군에) 필리핀을 떠나도록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 (EDCA를) 재고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