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 성공하면 3년 내 치료제 생산 기대"

브라질 당국이 지카 바이러스 백신의 임상시험을 11월부터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건부 산하 위생감시국(Anvisa)은 상파울루 시 인근 부탄탕(Butantan) 연구소에서 개발한 지카 바이러스 백신의 임상시험을 허가했다.

부탄탕 연구소는 그동안 브라질 정부와 미국·유럽 연구기관의 지원 아래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와 백신 개발 작업을 진행해 왔다.

부탄탕 연구소의 조르지 칼리우 소장은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3년 안에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보건부 자료를 기준으로 올해 들어 지난 7월 8일까지 보고된 지카 바이러스 감염 의심 사례는 17만4천여 건에 달했고, 감염이 확인된 사례는 7만8천421건이었다.

신생아 소두증 의심 사례는 8월 20일까지 9천91건 보고됐고, 1천845건은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편, 브라질에서는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에게 낙태를 허용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호드리구 자노 검찰총장은 임신ㆍ출산과 관련해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지키는 것은 여성의 권리라는 점을 들어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임신부에게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상원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이유로 낙태를 허용하면 우생학 주장에 길을 터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가톨릭 등 종교계와 인권 관련 비정부기구(NGO)는 낙태에 반대하고 있다.

브라질가톨릭주교협의회(CNBB)는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이유로 낙태를 허용하자는 것은 재론의 가치가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여론은 낙태 반대가 우세하다.

지난 2월 말 여론조사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에게 낙태를 허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반대 58%, 찬성 32%, 모르겠다 10%로 나왔다.

태아가 소두증으로 확인됐을 때 낙태 허용 여부를 묻는 말에는 반대 51%, 찬성 39%, 모르겠다 10%였다.

브라질에서는 성폭행에 의한 원치 않는 임신이나 산모의 생명이 위험할 때, 무뇌아(신경관 결손 태아)인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불법 낙태는 원칙적으로 형법에 따라 처벌된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 여성에게 낙태를 허용하는 문제는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가 이뤄지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