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 해결 요원…공격적인 中도 후임자에게 넘길 숙제

내년 1월 퇴임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임기 내내 중점을 둔 '아시아 중시' 전략은 적지 않은 성과를 남겼다.

하지만 북핵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아직 풀지 못한 과제들로 미완으로 끝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일 중국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8일 라오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정상회의까지 6일에 걸쳐 이어진 마지막 아시아 순방을 끝마쳤다.

이번 순방은 단순히 그의 '고별 여행'이 아니라 '아시아 중시' 전략을 갈무리하는 일정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 순방을 계기로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정책의 성과와 한계가 재조명되고 있다.

A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과거 전쟁에서 적국이었던 아시아 일부 국가들과 새로운 관계를 정립했다고 평가했다.

미·중의 파리 기후변화 협정 비준 등 기후변화 공동노력도 성과로 꼽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순방 기간 방문한 라오스를 비롯해 앞서 찾은 미얀마, 캄보디아, 일본 히로시마 등도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첫 방문이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라오스) 방문과 아시아 순방은 이 지역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광범위한 노력"의 마지막 시도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층 높아진 북한의 핵 위협과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 분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협정 TPP가 미국 내에서 난관에 봉착한 것 등은 한계로 꼽힌다.

TPP에 참여하는 12개국 가운데에는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이 여럿 포함돼 있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정책에는 아직 끝나지 않은 현안들이 상당히 남아있다"며 "퇴임을 준비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NYT는 "북한에 식량과 연료를 제공하는 주공급자인 중국은 (북한에) 변화를 끌어낼지 모르는 압력을 가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바마 대통령은 남은 4개월의 임기 동안 북한의 위협을 줄일 방안을 계속 찾겠다고 했지만, 진전을 이루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동시에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PP의 경우 미국에서는 의회 비준 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은 물론 집권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 양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모두 반대 입장을 표명해 비준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미국과 아시아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중국도 오바마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미국에 남겨진 숙제다.

NYT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공격적인 움직임이 점점 더 이 지역의 미래를 지배할 것이며,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후임자에게 복잡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