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입법회 의원(한국의 국회의원 격)선거에서 최연소 당선된 민주화 시위 주역 네이선 로(羅冠聰·23) 데모시스토(香港衆志) 당 주석이 "홍콩의 독립이 아닌 자결권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 주석은 지난 4일 실시된 선거에서 정식 의원으로 당선된 후 인터뷰를 통해 이런 견해를 피력했다고 영국 BBC가 7일 보도했다.

그는 "홍콩의 독립보다는 홍콩주민의 자결권 향유를 지지한다"면서 "10∼20년 새 홍콩의 주권 지위를 결정할 국민투표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걸 위한) 험한 전투가 이미 시작됐고 우리는 중국 공산당에 맞서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사흘 전 선거에서 로 주석을 포함해 야권인 자치파는 입법회의원 선거에서 30석을 차지해 기존 의석수보다 3석 늘렸다.

로 주석은 6석이 걸린 홍콩섬 지역구에 처음 출마해 5만818표를 획득, 2위로 당선돼 1991년 28세로 당선된 제임스 토(塗謹申) 민주당 의원의 최연소 입법회의원 당선 기록을 깼다.

이로써 자치파의 30석은 전체 의석의 3분의 1(24석)을 넘겨 각종 법안 의결 때 '비토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지난 2014년 홍콩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이른바 '우산혁명' 이후 자치파 내에서 급진파와 친독립파가 최소 6석을 차지했으며, 이를 계기로 홍콩 정계의 기류 변화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로 주석이 포함된 급진파는 홍콩의 조기 자결을 추구하고 있으며, 친독립파는 말 그대로 독립을 선호한다.

로 주석은 홍콩이 중국의 또 하나의 도시가 되는 걸 반대한다고 주장하며 홍콩의 자결권 획득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민주화 시위 당시 대학학생회 연합체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학련)의 상무위원 겸 홍콩 링난대(嶺南大) 총학생회장으로서 학민사조(學民思潮·중·고등학생 단체) 위원장이던 조슈아 웡(黃之鋒·19) 데모시스토당 비서장, 알렉스 차우(周永康·25) 학련 비서장과 연대해 도심 점거 시위를 주도하면서 유명해졌다.

그는 우산혁명이 좌절된 이후 지난 3월 웡 비서장과 함께 홍콩의 미래를 결정할 국민투표 실시를 주장하며 데모시스토당을 결성하고, 이번에 출마해 당선됐다.

홍콩 입법회 선거 결과와 관련,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은 6일 성명을 통해 "홍콩 입법회 안이든 밖이든 어떤 형식으로든 '홍콩 독립' 행위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입법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일부 단체와 후보들이 홍콩 독립을 주장했다고 지적하고, 이런 행위는 중국 헌법과 홍콩 특별행정구기본법을 위반한 행위로 법에 따른 처벌이 따른다고 명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