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이 항저우(杭州)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한창인 가운데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자 공개적으로 비난하지는 못한 채 속병을 앓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을 대놓고 비난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정부가 한반도 당사국에 긴장 조성을 하지 말라고 했던 입장을 강조하면서 중국의 G20 잔칫상에 사실상 물을 끼얹은 북한을 곱지 않게 보는 분위기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언론들은 5일 북한이 이날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사실을 연합뉴스 등을 인용해 일제히 보도하고 나섰다.

특히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박근혜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종료된 직후 이뤄졌음에도 중국 언론은 이날 도발을 G20 등과 연계는 되도록 삼갔다.

신화통신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긴급 보도하면서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9·9절)을 앞두고 무력 도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발생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 인터넷판인 신화망(新華網)은 한국 언론을 인용해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두 가지 의미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면서 일부에서는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9·9절)을 앞두고 군사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또다른 일부는 북한이 항저우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겨냥했거나 한국이 지난 4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북한인권법'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고 전했다.

환구망(環球網)은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보도하면서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달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관련 당사국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던 내용을 다시 보도했다.

이는 그동안 중국이 북한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북한의 미사일 도발 자제를 요구해왔는데 G20 정상회의 마지막 날 또다시 미사일 발사가 감행되자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왕이망(網易網)은 북한이 이날 탄도미사일 3발 발사를 포함해 최근 2개월 사이에 5차례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면서 중국은 한국, 미국과 북한이 냉정함을 유지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도록 촉구해야 한다는 스위안화 푸단대학 조선한국연구중심 소장의 말을 전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