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템스강을 따라 불길이 치솟자 강둑에 한가득 모여앉은 군중이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과 영상을 찍었다.

환호성도 곳곳에서 터졌다.

런던 대화재 350주년을 맞아 4일(현지시간) 템스강에서 17세기 도시를 재연한 목재 모형을 불태우는 퍼포먼스가 펼쳐졌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지난 1666년 9월 2일 발생했던 런던 대화재는 런던 시내의 4분의 3 이상을 잿더미로 만든 화재다.

불로 런던 시민 7만 명이 이재민이 됐다.

이번 퍼포먼스는 아티초크라는 업체가 '불타는 런던'(London's burning)이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번 달 4일까지 개최한 페스티벌의 하나로 기획됐다.

아티초크는 런던 템스강 위에 바지선을 띄워 그 위에 길이 120m에 달하는 목재 모형들을 세웠고, 17세기 런던을 재현한 모형들은 페스티벌의 마지막 날인 이날 불태워졌다.

하지만 런던 대화재 당시 불길을 잡을 수 없어 세인트 대성당을 포함해 집 1만3천 채가 무너져내렸지만, 이번 퍼포먼스에서는 350년 전과 달리 소방대원들이 소방호스로 불을 끄는 데 성공했다고 스카이뉴스 등 영국 언론은 전했다.

강둑에 길게 줄지어 앉은 시민들도 이를 지켜보며 사진을 찍고 환호했다.

팀 말로 왕립예술학교 예술감독은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함께 독특하고, 신나는 방식으로 퍼포먼스를 진행한 것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viv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