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50%대 전망

홍콩 입법회의원(국회의원 격)을 선출하는 선거가 4일 홍콩 전역에서 시행됐다.

투표는 현지시간 오전 7시30분부터 밤 10시30분까지 총 595개 투표소에서 실시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모두 70명의 입법회의원을 선출한다.

이 가운데 절반인 지역구 의원 35명은 유권자 약 378만 명이 참여하는 직선제로 선출되며 직능대표 의원 35명은 직선제와 간선제 혼합 방식으로 선출된다.

지역구 의원 선거는 5개 선거구에서 5∼9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대선거구제 방식이다.

지역구마다 12∼22명씩 총 84명의 정당 소속이나 무소속 후보가 출마했다.

각 지역구 후보들은 친(親)중국파인 민건련(民建聯)과 경민련(經民聯), 공련회(工聯會), 자유당(自由黨), 신민당(新民黨), 범민주파인 공민당(公民黨), 민주당(民主黨), 공당(工黨), 홍콩이 중국과 거리를 둬야 한다고 주장하는 본토파(本土派)인 열혈공민(熱血公民)과 청년신정(靑年新政) 등 정당 소속과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친 독립 성향 후보 6명의 출마를 금지한 상황에서 본토파 후보들이 지역구 의원 선거에서 선전할지 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후보 난립으로 여러 지역의 중, 하위권 후보 간 격차가 크지 않아 개표를 끝까지 지켜봐야 최종 당선자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종 개표 결과는 5일 오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직능대표 의원 35명 중 30명은 직능별 선거인단 24만 명이 뽑는 간선제로 선출되지만, 5명은 현직 구의회 의원을 대상으로 한 직선 투표 방식으로 선출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투표율이 2012년의 53%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야권인 범민주파에 유리할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 선거결과는 내년 3월 26일로 예정된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를 앞두고 현 렁춘잉(梁振英) 행정부에 대한 민심의 향방을 평가하는 풍향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직능대표 의원 선거가 친중국파에 유리한 구조여서 현재 43석을 차지한 친중국파가 다수 의석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친중국파가 고전할 경우 렁 장관의 연임 가능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행정장관 선거는 선거위원 1천200명으로 구성된 선거위원회를 통한 간선제로 치러지며 렁 장관 외에 재스퍼 창(曾鈺成) 입법회의장(국회의장격), 캐리 람(林鄭月娥·여) 정무사장(총리격), 존 창(曾俊華) 재정사장(재무부총리격) 등 친중국파 인사들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홍콩 경찰은 이날 경찰력 5천여 명을 동원해 충돌 발생 가능성 등에 대비하고 있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